<칼럼>원숭이두창과 애완동물

2022.06.27 08:34:02 이계홍 기자 kdsn6@gmail.com

"한 생명 존중하는 건 좋지만 끝까지 책임진다는 무게감 잊으면 안돼"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선임기자 | 원숭이두창이 예상 밖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퍼지던 원숭이두창이 멕시코를 비롯 브라질, 베네수엘라, 칠레에 이어 최근 콜롬비아까지 확진자가 보고됐다. 

 

아시아권에선 대만에서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했다. 대만 보건당국은 독일에서 지난 20일 입국한 유학생이 원숭이두창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시아 국가에서 원숭이두창 환자가 보고된 것은 싱가포르, 한국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은 지난 21일 외국에서 입국한 2명이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로 신고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1일 오후 전신증상과 피부병변 임상증상을 보이는 2명이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로 신고돼 이중 1명이 1차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인 다른 의심환자 1명은 '음성'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1명은 독일서 귀국했다. 

 

원숭이두창은 원래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 된 바이러스지만,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가 있고 난 뒤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 현재 50개국에서 4000여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3일 긴급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를 검토하기로 했다.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WHO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과 관련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다.

 

원숭이두창은 불결한 성생활을 한 사람들이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하지만, 선입견 때문에 나온 것이지 확증젹인 것은 아니다. 애완견이나 애완 고양이, 애완 조류 등 이른바 반려동물에서도  나올 개연성이 높다. 

 

필자는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의 동산을 종종 산책한다. 코로나19에 걸려 두달 가까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지금도 현기증같은 것이 나타나 기분전환 겸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그동안 안하던 산책을 한다. 그런데 동산을 오르는 초입에 이르면 확 불쾌감이 몸으로 파고든다.

 

고양이똥과 고양이 오줌의 지린내가 주위에 퍼져있는 것이다. 동산에 오르는 정자에서 웬 여성이 야생 고양이 너댓마리에게 물을 주고, 먹이를 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동물 사랑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러나 고양이의 똥오줌을 가려주진 않는 모양이다. 고양이 똥은 동산을 오르는 계단마다 어지럽게 놓여있다. 오줌은 증발했을 테니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날씨가 덥거나, 비가 그친 뒤 증발력이 심해 냄새가 대단히 불쾌하게 코를 후벼판다.

 

야생동물이든 야생조류든 집에서 기르는 반려동물이든 기본적으로 감염 병소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은 위생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똥오줌 지린내와 특유의 침 냄새로 집안이 퍼져있는 것을 막울 수는 없다. 병균이 없을 리도 없을 것이다.  

 

필자 역시 한때 애완견 요오크샤테리아를 길렀으나 똥오줌 가리는 영리한 개임에도 불구하고 외출에서 돌아오면 집안에 고약한 지린내가 퍼져있는 것을 발견한다. 외부인이 방문했을 때는 그 냄새가 더 진하게 풍긴다고 한다. 털과 침이 소파 등 가구에 묻고, 그것은 소독한다고 해서 지워지지 않는다. 냄새만이 아니라 침대 밑에 오줌을 슬쩍하는 경우도 보았는데, 그것이 병균을 가지고 있지 말란 법이 없다.

 

독일에서는 반려견에게도 세금과 의료보험 등 엄격한 의무와 권리를 부여한다고 한다. 애완동물 자격 심사 요건도 까다롭다. 분양비 또한 비싸다. 함부로 사지 않으면 함부로 버리지도 않는다는 행정 지침 때문이다. 

 

단순히 동물사랑만으로 모든 것이 허용될 수 없다. 이웃을 생각하고, 주변 환경을 고려할 때다. 코로나19나, 원숭이두창이 모두 동물들에게서 감염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인 만큼 이제는 야생멧돼지, 너구리, 야생조류, 나아가 애완동물도 그에 못지 않게 살펴야 한다. 

 

유기견은 맡아 기를 사람이 없으면 과감히 제거할 필요가 있다. 동물애호가들은 비정하고 잔인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1000만명에 이른다는 반려동물 애호가들이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유기견이 생기고, 거기서 오는 부작용과 폐해를 고려하면 비난만 할 것이 아니다. 내가 기른 귀여운 동물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감염병 등을 유발한다면 그것은 변명의 여지없이 범죄가 된다. 

 

공중도덕 지수가 낮은 사람은 반려동물을 기를 수 없다는 캠페인을 벌일 필요가 있다. 한 생명을 존중하는 것은 좋지만 끝까지 책임진다는 무게감을 잊으면 그 자신의 유병은 물론 세상을 병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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