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해당되는 '근로자 온열질환' 미리 대비할 때

2022.03.11 08:35:26 노혜정 기자 kdsn3@gmail.com

생각보다 빈번한 온열 질환 대비해야..팬데믹 상황 답답함 증가
작업 현장 상황 고려해 실전 정부 지원·대책 등 필요성 ↑

 

한국재난안전뉴스 노혜정 기자 | 추웠던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지면서 하루를 즐기기 좋은 기후지만, 근로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온열질환 걱정이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기후변화 문제로 인해 폭염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이 온열 질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생한다는 점에서 ‘체감 어려운  질환’(slow-moving injury)이라고 부른다.

 

온열 질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흔하며, 매일 11명의 근로자가 열 스트레스로 중상을 입거나 심지어 사망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안전사고 사망 역시 중대재해처벌법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준비가 요망된다. 올바른 준비와 지식으로 100% 예방할 수 있는 부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것은 특히 비극적이라고 볼 수있다.

 

대부분의 작업장은 휴식, 그늘, 수분 공급의 3대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특히 덥거나 습하거나 과중한 작업 조건에서는 이런 요소를 고려할 틈이 없기도 하다. 기업 자체에서 종합적인 열 안전 계획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온열 질환 산재 사망자에 대해 대비하고 있으나, 근로 시간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고용노동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 간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재해 근로자는 156명으로 나타났으며, 사망자는 26명이다. 건설업 종사자는 156명 중 76명으로 48.7%를 차지했다.

 

현재 시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에도 열사병을 직업성 질병에 포함시켰다. 1년 이내에 열사병 환자가 3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재해로 간주돼, 사업주가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사고 빈도가 낮아 기업 자체에서 큰 대응을 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야외 건설 현장 근로자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가 건설현장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더위 시간 작업을 중단하라는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게 사실이다. 강제성이 존재하지 않고, 작업을 중지하게 되면 노동자들의 임금이 자연스럽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전문가 역시 이에 대해 “건설 노동자들이 쉬려면 현장에 시설이 보장돼야 하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고, 관련 법도 정비가 잘 돼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온열 질환은 ▲경련 ▲구토 ▲실신 등을 일으키는 단순한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열사병과 같은 열병은 사람의 삶을 영원히 바꾸거나 끝낼 수 있다는 걸 고려해야한다.

 

전국 온열안전조합(National Heat Safety Coalition, NHSC)은 열 스트레스, 냉질·산업 안전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돼있다. 최근 NHSC의 후원사가 더운 작업 환경에서 근로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단계를 요약한 합의 문서를 공개했다.

 

열 위생은 근로자가 자신의 특정 위험 요소에 대해 알려주는 건강 평가를 제공하는 것부터 일반적으로 열 질환에 대해 팀을 교육하는 것까지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이는 ▲징후 ▲증상 ▲위험 ▲취해야 할 비상조치를 아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작업 현장의 작업 온도·관련 위험 요소에 대한 일상적 또는 시간별 커뮤니케이션도 포함해야한다.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모든 근로자에게 가까이 있는 차가운 물 또는 전해질 대체 음료를 제공하는 정책을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로자는 물이 따뜻하면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며, 물을 얻기 위해 너무 멀리 걸어야 하는 경우 수분 보충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직업안전위생국은 열 관련 사망의 70% 이상이 근무 첫 주에 발생하고 거의 50%가 첫날에 발생한다고 추정한다. 원인은 열 적응 부족인데, 작업장이나 시설이 더울 때 신규 근로자 또는 장기간 결근에서 복귀하는 근로자를 위해 이상적으로는 일주일 정도를 통해 작업 조건에 대한 노출을 점진적으로 증가시켜야한다. 따라서 근로 첫 날부터 적응을 위해 작업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작업 현장을 위해 꾸준한 날씨 모니터링 역시 필요하다. 작업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표준은 습구온도계(Wet Bulb Globe Temperature, WBGT) 모니터다. 이 장치는 ▲지역의 온도 ▲습도 ▲자외선 노출 ▲바람을 측정한다. 직사광선이 비치거나, 공기 흐름이 부족하거나, 뜨거운 기계가 작동하는 경우 한 장소가 다른 장소보다 훨씬 더 뜨거울 수 있으므로 작업의 한 영역 이상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과 사회가 주목하는 웨어러블 기기나 개인 보호 장비 착용을 통해 착용자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것도 권장한다. 착용자에게 높은 심박수나 높은 피부 온도와 같은 위험 요소를 경고할 수 있는 모니터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작업자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기 위한 무기고의 추가 도구로 유용하다.

 

근로자의 시원한 휴식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어컨이 설치된 이동식 욕실 트레일러 ▲냉각 텐트 ▲그늘진 공간 ▲에어컨이 설치된 식당과 같은 장소를 지정하는 것은 근로자가 휴식을 취하고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장소와 같은 장소를 지정하는 것이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

 

휴식 시간, 수분 공급과 그늘은 더위를 완화하는 중요한 요소지만, 작업자가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여전히 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가장 가벼운 개인 보호 장비를 선택해 상황을 도울 수 있지만, 피부 온도를 낮추도록 특별히 설계된 의복을 추가한다면 더 좋은 선택이 된다. 끈적끈적한 화학 물질이나 얼음 팩에 의존하지 않는 냉각 의류의 새로운 기술이 지난 몇 년 동안 개발됐으므로 기업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안전보건 전문가들은 “간단하고 경제적인 다양한 방법들을 따르지 않는다면, 부상이나 사망사고로 뒤따르는 막대한 비용을 감안할 때 의미가 없다”며 “양질의 열 안전 계획을 구현해 시간을 절약하고 돈을 절약하고 근로자를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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